부추빵을 처음 먹어본 날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. 사실 저는 평소에 빵이라면 달콤하거나 부드러운 종류를 선호했어요. 그런데 부추가 들어간 빵이라니? 처음 들었을 땐 살짝 고개를 갸우뚱했죠. 부추는 보통 음식에 고명으로 올리거나 요리에 첨가하는 정도로만 생각했거든요. 그래서 빵에 부추가 들어간다니 도무지 어떤 맛일지 상상이 안 되었어요.
그날, 작은 빵집에 들렀을 때 부추빵이 진열대 한쪽에 나란히 놓여 있었어요.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빵 위로 초록빛 부추가 살짝 얼굴을 내밀고 있었죠. 궁금증이 결국 호기심을 이기고, 저는 바로 한 개를 집어들었어요. 빵을 손에 들고 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보다가 한 입 베어 물었는데, 와... 입안 가득 부추 향이 퍼지면서도 빵의 촉촉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거예요. 부추 특유의 향긋한 맛이 담백한 빵과 어우러지는데, 생각보다 훨씬 더 잘 어울리는 조합이더라고요. 약간의 짭조름한 맛과 함께 부드러운 식감이 어찌나 매력적이던지, 먹는 내내 계속 놀라고 감탄했어요.
평소 부추를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았던 제가 왜 이렇게 열광했는지 모르겠지만, 아마 그날의 부추빵이 저에게 부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 것 같아요. 빵이 따뜻할 때 먹으니 그 부드러움이 더욱 배가되었고, 부추의 식감이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졌어요. 뭐랄까,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가 나를 반겨주는 듯한 익숙함이 느껴졌다고 할까요?
다 먹고 나서야 ‘이게 부추가 이렇게 맛있는 식재료였구나’라는 걸 깨달았어요. 사실 부추는 건강에도 좋잖아요. 예전엔 그저 몸에 좋다는 말만 듣고 먹었는데, 이제는 그 맛의 매력을 알게 되었으니 더 자주 찾을 것 같아요.
무엇보다 부추빵을 먹으면서 느꼈던 그 따뜻함과 새로움은 아직도 마음 한편에 남아 있어요. 지금도 가끔 그 부추빵 생각이 나면 입가에 미소가 번져요.